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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춰라, 생각하라 ]/보도

10월1일 연합신문 기사 소개-바디우 "'장소'의 지배를 넘어서는 정치 추구해야"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6511893


바디우 "'장소'의 지배를 넘어서는 정치 추구해야"




서울시청서 500여 청중 대상으로 대중강연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랑스의 세계적인 철학자 알랭 바디우(76)는 현대 예술과 현대 정치에서 공통분모를 뽑아냈다. 그것은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법칙과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바디우는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에 대한 주체적 사유를 권했다.

바디우는 1일 저녁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객석을 가득 메운 500여 청중들을 대상으로 '문화의 특수성과 예술의 보편성'을 주제로 대중강연을 했다. 

바디우는 "오늘날 예술과 정치는 동일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면서 "현대 정치투쟁이라는 것은 불평등, 참을 수 없는 차이, 지배에 대항해 싸우는 것이다. 이것은 외부의 명령으로 이뤄지는 투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바로 지금 보편성을 위한 투쟁이 시작되고 있다"면서 "왜냐하면 오늘날 모든 문제는 글로벌한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방을, 독립을 위한 투쟁은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 정치적인 행위라는 것은 예술적인 창조와 마찬가지로 과거의 고정된 자리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라며 "즉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방식의 정치를 만들어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사회, 인종, 국가, 성, 종교를 넘어선 정치다. 그 개념은 절대적인 평등일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가 세상의 법칙이 우리에게 부과한 '장소'의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 

바디우는 이에 대해 "외부에서 주어진 고정된 장소의 위치를 바꾸기는 물론 쉽지 않다. 나도 마찬가지"라면서도 "하지만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있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작은 장소, 작은 커뮤니티, 작은 뭔가가 있다. 여기에서 주체성이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술이 그렇듯이 정치 역시 우리가 고정된 '장소'를 벗어날 때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낼 수 있는 것"이라며 "그렇게 될 때 견고성에 대한 취약함의 승리, 힘에 대한 강렬함의 승리가 될 것이다. 함께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모로코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고등사범학교에서 수학한 바디우는 슬라보예 지젝과 더불어 대표적인 좌파 철학가로 꼽힌다. 

철학축제 '멈춰라, 생각하라' 참석차 지난달 25일 방한한 바디우는 이날 대중강연을 마지막으로 한국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2일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