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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춰라, 생각하라 ]/보도

9.29일 국민일보 기사 소개 -프랑스 좌파 철학자 알랭 바디우 “자본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새 정치 찾아야”

프랑스 좌파 철학자 알랭 바디우 “자본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새 정치 찾아야”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76·사진)의 첫 방한을 계기로 ‘바디우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출판계에서는 그의 저서 번역이 앞 다퉈 소개되고, 그의 내한 일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디우는 모로코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고등사범학교에서 수학한 프랑스의 대표 철학자다. 슬라보예 지젝과 더불어 대표적인 좌파 철학가로 꼽힌다. 1999년부터 파리고등사범학교 교수로 있으면서 다양한 현실 정치 참여 활동을 해 왔다.

철학적인 면에서 그는 포스트 모더니즘에 반기를 들고, 전통 철학의 ‘진리’와 ‘주체’를 복원시키기 위해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 국내 출판계에서는 그의 사상을 알 수 있는 저서들이 두 달 새 5권이나 나왔다. 지난주에는 그와 지젝이 2004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진 공개 대담을 정리한 ‘바디우와 지젝 현재의 철학을 말하다’부터 ‘투사를 위한 철학’ ‘사유의 윤리’까지 세 권이 번역돼 소개됐다. 다음달 초엔 그의 주요 저서인 ‘존재와 사건: 사랑과 예술과 과학과 정치 속에서’(새물결)가 출간될 예정이다. 조금 앞서 발간된 ‘베케트에 대하여’는 사무엘 베케트에 대한 그의 사유를 정리한 책이다.

이런 가운데 경희대와 ‘지젝 바디우 네트워크’의 주최로 열리는 ‘멈춰라 생각하라-공통적인 것과 무위의 공동체를 위한 철학축제’ 참석을 위해 입국한 바디우는 27일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행사는 바디우가 지젝과 함께 보편적인 이념으로서의 공산주의를 주창하며 펼치는 국제 컨퍼런스로 앞서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미국 뉴욕에 이어 열렸다.

바디우는 기자간담회에서 현 세계에 대한 진단과 자신이 주창하는 공산주의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세계 금융의 독재가 이뤄지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는 확실히 절망적인 세계”라며 “건강, 교육 등의 문제를 사유 재산으로 해결하려하는데 이는 합리적이지 않을 뿐더러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민주주의는 자본주의를 공고화하기 위해 존재하는 가짜 민주주의이며, 과두정치에 불과하다”면서 “자본과 금융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정치, 완전히 새로운 정치를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바디우는 “북한 체제는 스스로 공산주의라고 주장했었지만 분명한 것은 공산주의와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모델은 결코 권위주의적이고 군국주의적인 국가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 모델에도 대항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압제적인 국가가 스스로를 공산주의라고 얘기했던 과거 공산주의 모델에 대해서도 대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러분이 건설하게 될 새로운 한국은 남한도, 북한도 아닌 새로운 한국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디우는 29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농성 현장을 찾은 뒤 다음달 1일 공개 강연을 마치고 한국을 떠난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